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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대장 용종 제거 후 2박 3일 입원, 주의사항과 보험비 청구 후기

by Bella_O 2022.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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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용종 제거 후 2박 3일 입원, 주의사항과 보험비 청구 후기


지난 4월 초에 시행한 건강검진에서 대장에 1.2cm 크기의 용종이 발견되었습니다. 일반 건강검진센터에서 수면내시경을 받았는데, 0.5cm 이상의 크기는 시술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 때문에 큰 병원에서 제거해야 된다고 합니다. 검사를 처음부터 대학병원에서 받았으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결국 한 달 동안 수면 대장 내시경만 2번 해야 하는 고충을 겪었어요.

의학적 지식이 부족해서 용종 제거술의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라 동네병원으로 예약을 잡으려고 전화했는데, 상급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받았습니다. 대학병원은 대기가 길 것 같아서 검진센터와 연계된 강남 차병원으로 외래를 잡았어요. 참고로 차병원도 의과대학병원입니다.

다행히 외래 예약은 바로 이틀 뒤로 잡혔고, 검진센터에서 받아온 영상 자료를 보면서 담당 교수한테 설명을 들었습니다. 보통 용종들은 동그랗게 목이 있는데 저는 목이 없는 케이스였고, 넓게 퍼져서 부어있는 모양이었어요. 확실한 건 조직 검사를 해야 하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는 선종이 것 같다는 이야기에 1차 멘붕이 왔습니다. 그리고 입원을 해야 할 테니 입원 준비와 함께 보호자와 동행하라고 하길래 "입원까지 해야 되는 거냐?"라고 질문했더니, 중간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대장에 천공이 생길 수도 있으며, 정말 위급한 상황이라면 그 자리에서 수술을 해야 될 수 있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여기서 2차 멘붕이 왔어요. 출혈량이 많아도 하루 정도 입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처음 진료실 들어갈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대화를 할수록 마스크 너머로 사색된 제 표정이 보였는지 교수님이 겁먹지 말라고 토닥여주셨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하는 게 좋겠다는 교수 의견에 동의해서, 바로 2주 뒤에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대장 비우는 약을 처방받아서 집으로 가는 길 내내 속으로 '아, 빨리 발견해서 정말 다행이다, 감사합니다.'를 되뇌었습니다.

수술준비하기

대장 비우는 약 씨엠라이트와 쿨프렙산


지난번 건강검진받을 때는 '씨엠라이트'를 먹었는데 많이 힘들지 않았어요. (약 1봉지를 물 150ml에 녹여 마시고, 생수 1L 마시는 걸 3번 반복) 하지만 이번에 받은 약은 '쿨프렙산' 이었습니다. 쿨프렙산은 약을 녹인 물 500ml를 총 4번 마시고 추가로 물을 또 마셔야 했는데, 약도 잘 안 녹고 맛이 닝닝해서 속이 니글거리고 괴로웠어요. 의사들이 이렇게 힘든 약을 처방해 주는 걸 보면 태준제약에서 영업을 잘하는 걸까요? 대장 내시경 사진을 봤을 때는 둘 다 잘 비워졌었기 때문에 다음번 대장 내시경에는 꼭 '씨엠라이트'를 처방받을 예정입니다. (과연 제가 원하는 대로 해줄지는 모르겠지만요)

원활한 수술 진행을 위해 1주일 전부터 식단 조절해 달라는 교수님의 요청으로 김치와 해조류, 잡곡밥, 깨 들어간 음식, 씨 있는 과일을 피했어요. 대장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어야 하는데 만약 버섯이나 흑미 같은 음식들이 대장에 남아있는 경우 수술을 아예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3일 동안은 커피를 끊고 카스테라, 순두부, 사골국, 계란 위주로 식사했어요. 커피 못 마시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입원 준비물은 세면도구와 수건, 휴지, 물티슈, 수면양말, 안경, 텀블러, 종이컵, 슬리퍼를 챙겼습니다. 1박 입원하는 거 치고는 짐이 많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2박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챙겨 넣었어요. 입원 중에 링거 바늘 때문에 씻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고양이 세수와 양치질 정도는 가능했어요. 머리를 못 감아서 찝찝했는데 물 없이 샴푸 할 수 있는 제품을 챙기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수술 당일 그리고 2박 3일의 입원


긴장했는지 수술 당일 새벽 4시에 눈이 떠졌고, 5시부터 2차분의 약과 물을 복용하고 금식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11시 예약이라 여유 있게 10시쯤 도착해서 접수하고 환복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앞에 환자가 많아서 한 시간 정도 대기가 있었고, 팔에 혈관을 찾지 못해서 바늘을 두 번 찔렀어요. 간호사분이 혈관 못 찾아서 손등에 링거 주사를 달았습니다. 제 차례가 왔고, 간호사분의 '환자분 눈 감고 편하게 쉬고 계세요'라는 말과 동시에 눈을 뜨니 수술이 끝나 있었어요.시간은 3~40분 정도 걸렸는데 진정제&마취 효과로 어지러움과 몽롱함이 2시간 정도 있었어요. 천공이 없는지 확인해야 해서 바로 엑스레이 촬영을 했고, 담당 교수를 잠깐 만났어요. 아프다고 제가 중간에 소리 질렀다는데 전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출혈 때문에 빨라야 이틀 뒤에 퇴원할 수 있다는 슬픈 소식과 함께 병실로 이동했어요.

병실은 2인실입니다. 중간에 벽이 있어서 1인실 같은 2인실이었어요. 외로운 2박 3일은 넷플릭스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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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회진 오신 교수님을 만났는데, 채혈검사를 했는데 헤모글로빈 수치가 높은 걸 보니 안에 염증반응이 생긴 거 같다고 물도 마시면 안 된다며 절대 금식을 강조하셨어요. 항생제를 하루에 두 팩씩 맞은 결과 다행히 다음날 염증 수치는 줄어들었고 3일째 되는 날 정상 범위로 들어왔습니다.


수술 당일 밤에 배가 따끔거리는 통증이 느껴져서 진통제 주사를 맞고 겨우 잠이 들었어요. 다행히 퇴원할 때까지 별 이상은 없었어요. 이틀 동안 새벽 4시에 채혈하고, 새벽 6시에 엑스레이 촬영을 했어요. 엑스레이 촬영하러 가는 길에 보이는 편의점을 보며 커피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조직 검사 결과와 보험 청구

조직 검사 결과는 톱니바퀴 병변이라고 나왔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일반 용종이 선암으로 가는 데 10년이 걸린다면, 톱니바퀴 병변은 암으로 진행되는 속도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는 병변이에요. 톱니바퀴 모양을 띄고 있다고 합니다. 교수님이 설명하시길 이번에 제거한 용종은 대장 내시경을 하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모양이라 놓치기 쉬웠을 건데, 아주 잘 발견한 케이스라고 칭찬하셨어요. 보통 용종을 제거하면 3년에서 5년 뒤에 재검을 권장하지만, 저는 꼭 1년 뒤에 대장 내시경을 추가로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실비보험과 건강보험을 따로 가지고 있어요. 서류접수에 필요한 진단서와 입퇴원확인서, 영수증, 진단비 세부내역서를 받아서 청구했는데 실비는 청구 당일 2시간 만에 바로 처리돼서 입금되었고, 건강보험도 반나절만에 입원일당비와 수술비가 지급되었습니다.

수술 후 주의사항


① 변의 색상을 관찰할 것!

- 먹은 게 없어서 대장이 비워져 있지만 항문으로 피, 괴사조직들이 나올 것이니 놀라지 말 것
- 퇴원 전에 변을 보면 색깔을 간호사에게 반드시 알려줄 것; 혹시 빨간 피가 나오면 사진을 찍어서 보여줄 것

② 음식 조절
- 당분간 술, 커피, 자극적인 음식 금지 (김치도 3~5일 금지)
- 식사는 미음 → 죽 → 일반식 순서 서로 넘어가는데, 일반식을 먹고 속이 불편하면 다시 죽을 먹는 방식으로 해볼 것

③ 통증이 있으면 전화 후 내원
- 피가 나오거나 응급상황이 생기면 근처 대학병원으로 바로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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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당일 점심은 병원에서 미음을 먹었고, 저녁은 밥을 한 시간 정도 푹 끓여먹었습니다. 다음날은 끓는 물에 건더기 없이 미소된장만 풀어서 흰 죽과 함께 먹었어요. 귀가 후 일주일 정도 음식물만 먹으면 배가 부글거리면서 가스가 차고, 설사를 했습니다. 딱 열흘 지나고 괜찮아졌어요. 조직 검사 결과 나오는 날 교수님한테 물어보니 흔치는 않지만 항생제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고, 음식물에 의한 장염 증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죽만 먹어도 장염이 생길 수 있는 거였나)

용종 제거한 부분에 새살이 차오르는데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이 한 달 동안은 음식을 주의해서 먹어야 해요. 이걸 간과하고 수술 후 열흘 뒤 기름진 짜장면과, 뼈해장국, 삼겹살을 먹은 죄로 한차례 혈변을 봤고, 그 뒤로 쫄아서 계속 음식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해서는 절대로 자부심을 가지면 안 되고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벨라가 벨라에게) 아직 나이가 어려서 대장 내시경 경험이 없는 분들은 한 번씩 꼭 받아보길 추천할게요. 특히 요즘은 음식 때문에 어린 20대 여성분들도 용종이 많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제 친구도 제 이야기를 듣고 바로 대장 내시경을 받았는데 용종이 발견되어서 제거했어요.

하루라도 젊었을 때 미리미리 건강 챙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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